청년 김구의 인천 서사 담은 향수·스탬프 투어 개발, 9개국 수출·2026 인천 관광 스타트업 데모데이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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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어로즈 오브 코리아 김구 향수 패키지/사진제공=에프오씨씨 |
한국의 역사와 문화가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역사적 인물과 장소를 단순히 관람하는 데서 벗어나 향기와 이야기,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관광객이 직접 역사의 현장을 찾아가도록 만드는 새로운 관광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관광 스타트업 에프오씨씨(FOCC)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한국 역사 인물의 이야기를 향수로 재해석하는 브랜드 '히어로즈 오브 코리아(Heroes of Korea)'를 운영하고 있다. 역사적 인물의 삶과 정신을 향으로 표현하고, 제품 구매를 실제 관광지 방문으로 연결하는 K-헤리티지 관광사업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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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프오씨씨 브랜드 이미지/이미지제공=에프오씨씨 |
특히 인천에서 청년 시절을 보낸 백범 김구 선생의 이야기에 주목했다. 인천 감리서와 개항장 일대에 남아 있는 역사적 흔적을 향수와 스탬프 투어로 연결해 관광객이 원도심을 직접 걸으며 역사를 경험하도록 하는 사업모델이다.
에프오씨씨를 이끄는 김덕영 대표는 이베이코리아와 한화갤러리아에서 바이어로 활동하고, 트레져헌터 이사와 SF이노베이션 부사장을 거친 유통·콘텐츠 분야 전문가다. 2022년부터 에프오씨씨를 이끌며 시니어 커뮤니티 여행과 콘텐츠 사업을 기반으로 향수와 관광, 글로벌 유통을 결합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한국의 역사에는 세계인에게 전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지만 이를 일상에서 경험하고 소장할 수 있는 상품은 부족하다”며 “향수를 구매하는 경험이 역사의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여행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이 에프오씨씨의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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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항장 향기 스탬프 투어 ‘김구, 혼을 따라 걷다’ 화면/이미지제공=에프오씨씨 |
청년 김구의 인천 서사, 향기로 되살린 역사관광
에프오씨씨는 2022년 '어디에 가느냐보다 누구와 가느냐'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시니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여행과 콘텐츠를 기획하면서 사람과 장소가 만들어내는 기억의 가치에 주목했고, 이를 향수라는 상품으로 확장했다.
인천에서 발견한 관광사업의 가능성은 청년 김구의 이야기였다. 많은 사람이 김구 선생을 서울 효창공원이나 경교장과 연결해 기억하지만, 청년 김창수가 투옥과 탈옥을 경험했던 인천 감리서 역시 그의 생애에서 중요한 역사적 공간이다.
특히 2026년 김구 선생 탄생 150주년을 맞아 이러한 역사적 이야기를 인천의 관광자산으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역사적 장소를 단순히 소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관광객이 직접 방문하고 기억할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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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어로즈 오브 코리아 향수/사진제공=에프오씨씨 |
이를 위해 에프오씨씨는 '김구 오 드 퍼퓸 인천 에디션'과 개항장 향기 스탬프 투어 '김구, 혼을 따라 걷다'를 개발했다. 감리서 터와 답동성당, 싸리재 등 인천 원도심의 역사적 공간을 하나의 여행 동선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인천은 청년 김구의 삶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된 곳이지만 이를 체험할 수 있는 관광상품은 많지 않았다”며 “향기를 통해 역사적 인물을 기억하고 그 이야기가 남아 있는 장소를 직접 찾아가도록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향수 패키지에는 역사적 이야기를 담은 편지와 관광 경로 지도, 디지털 안내 콘텐츠를 연결하는 QR코드를 담았다. 관광객은 향수를 구매한 뒤 제품에 포함된 정보를 활용해 인천의 역사적 장소를 찾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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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어로즈 오브 코리아 매장/사진제공=에프오씨씨 |
역사 인물 7인의 향수, 제품과 관광을 하나로 연결
히어로즈 오브 코리아의 가장 큰 차별점은 역사적 인물의 삶과 정신을 향으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지역 이름이나 이미지를 활용하는 관광기념품과 달리 역사 연구와 조향 기술을 결합해 인물마다 서로 다른 향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주요 향수 제품군에는 세종대왕과 신사임당, 이순신, 허난설헌, 김홍도, 김구, 정조대왕 등 7인의 역사 인물이 포함돼 있다. 세종대왕은 샌달우드와 베티버, 이순신은 아쿠아와 사이프러스, 김구는 페퍼민트와 패출리 등을 주요 향조로 활용했다.
각각의 향수는 인물의 역사적 이야기와 조향사의 해석을 결합한 상품이다. 제품 자체가 역사와 문화를 전달하는 콘텐츠이면서 관광객이 여행 이후에도 경험을 기억할 수 있는 기념품이 되는 구조다.
여기에 위치 기반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스탬프 투어를 개발했다. 관광객이 역사적 장소를 방문하면 GPS를 활용해 방문을 인증하고, 한국어와 영어, 일본어로 관련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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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어로즈 오브 코리아 매장을 찾은 고객들/사진제공=에프오씨씨 |
김 대표는 “향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기억과 감정을 오래 남기는 매개체”라며 “관광객이 인천을 떠난 뒤에도 그 향을 맡을 때마다 여행했던 장소와 역사적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다는 점이 다른 기념품과의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향수와 관광을 연결하는 사업모델은 조향 체험으로도 확장된다. 참가자가 개항장의 역사적 장소를 방문하고 향기 스탬프를 모은 뒤 직접 자신만의 향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통해 관광 경험을 상품 구매와 연결하는 방식이다.
에프오씨씨는 향수 판매와 기관 맞춤형 향 개발, 해외 수출, 관광 체험 등으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 괌정부관광청과 한국도서관문화진흥원, 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 등의 기관과 협업해 맞춤형 향을 개발한 경험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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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어로즈 오브 코리아 매장을 찾은 관광객들/사진제공=에프오씨씨 |
인천 원도심에 관광객 유입, 해외시장에서도 상품성 확인
에프오씨씨는 인천의 역사적 장소와 지역상권을 연결하는 관광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개항장 일대에 흩어져 있는 김구 선생의 역사적 흔적을 하나의 여행 동선으로 구성해 관광객이 원도심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관광객이 감리서 터와 답동성당, 싸리재 등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지역 카페와 음식점, 공방을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조향 체험과 기념품 구매까지 연결한다. 역사관광이 지역 소상공인의 실질적인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인천에서 진행한 청년 김구 관련 조향 투어에는 약 200명이 참여했으며, 만족도는 92%를 기록했다. 이를 통해 역사와 향기를 결합한 체험형 관광상품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 대표는 “인천 원도심에는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장소가 많지만 각각의 공간이 관광객에게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향기 스탬프 투어를 통해 흩어진 역사자원을 연결하고 관광객의 방문이 지역 소비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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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덕영 에프오씨씨 대표(왼쪽)가 행사장에서 참가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에프오씨씨 |
해외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히어로즈 오브 코리아는 2025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한국관에서 준비한 물량을 조기 판매 완료했으며, 도쿄 츠타야 다이칸야마 팝업에서는 구매전환율 32%를 기록했다.
홍콩과 일본, 미국 등에서 팝업 행사를 진행했으며, 홍콩 국제관광박람회 참가를 계기로 현지 유통사와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회사 발표자료에 따르면 9개국 누적 수출액은 약 3만8000달러에 달한다.
국내에서는 더현대 서울과 롯데백화점 본점 등에서 팝업 행사를 운영하고, 인천 글로스터 호텔과 협력해 향수 판매와 관광객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사업 실적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회사 발표자료 기준 2025년 매출은 15억7000만원이며,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매출은 22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여행·교육과 향수·콘텐츠 사업을 포함한 에프오씨씨 전체 실적이다.
인천 향기 컬렉션에서 글로벌 헤리티지 브랜드로
에프오씨씨는 향후 3년간 '김구 오 드 퍼퓸 인천 에디션'을 인천을 대표하는 관광기념품으로 발전시키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김구 선생을 시작으로 개항장과 인천의 섬, 근대문화 등 지역의 다양한 이야기를 향으로 기록하는 '인천 향기 컬렉션'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향기 스탬프 투어의 상설 운영도 추진한다. 관광객이 원하는 시간에 역사적 장소를 방문하고 디지털 안내와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도록 관광상품의 접근성을 높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위치 기반 방문 인증과 구매·체험 데이터를 연결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있다. 향후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이용자의 관광 경험과 상품 구매 이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여행과 향수를 추천하는 서비스도 개발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역사적 이야기를 상품으로 만드는 과정에서는 고증과 표현에 신중해야 하고, 향수는 직접 경험하기 전까지 가치를 전달하기 어렵다는 어려움도 있다”며 “상설 체험 공간과 관광 안내체계, 호텔과 공항 등 판매 채널이 확대된다면 인천 관광과의 연계 효과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시장 확대도 주요 과제다. 홍콩과 일본, 미국에서 확보한 유통 경험을 바탕으로 K-컬처와 한국 역사에 관심이 높은 소비자층을 공략하고, 해외 관광 플랫폼과의 협업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을 인천으로 유입한다는 전략이다.
회사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주요 향수 7종의 관련 제품 등록을 완료했으며, 현지 유통망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향후 핸드크림과 바디미스트 등 향기 기반 생활제품으로 상품군을 넓히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투자유치를 통한 사업 확장도 준비 중이다. 에프오씨씨는 기존 브랜드와 커뮤니티, 여행·교육 콘텐츠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기 위해 프리시리즈A 단계에서 3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목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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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9월 29일 인천스타트업파크에서 인천광역시와 인천관광공사, 인천관광기업지원센터가 개최한 ‘2026 인천 관광 스타트업 육성 미디어데이 및 데모데이’에서 김덕영 에프오씨씨 대표가 기업 비전과 사업모델을 소개하고 있다. |
김 대표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는 세계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라며 “역사 인물의 이야기를 향수와 관광 경험으로 연결해 한국을 대표하는 헤리티지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인천을 향기로 기억하게 만든 기업이 되고 싶다”며 “관광객이 인천을 떠난 뒤에도 향을 통해 그곳을 기억하고 다시 찾아오게 만드는 것이 에프오씨씨가 그리는 관광의 미래”라고 밝혔다.
한편 인천광역시와 인천관광공사, 인천관광기업지원센터는 지난 9월 29일 인천스타트업파크에서 '2026 인천 관광 스타트업 육성 미디어데이'를 개최하고 올해 육성 프로그램과 참여기업의 사업모델, 기업 간 협업 성과를 공개했다.
이날 오후 데모데이에서는 투자사 관계자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7개 기업의 투자유치 발표(IR 피칭)를 평가해 우수기업을 선정했으며, 대상은 에프오씨씨의 김덕영 대표가 수상했다.
에프오씨씨의 도전은 역사적 인물과 지역문화의 가치를 상품으로 재해석하는 데서 나아가 관광객의 실제 방문과 지역 소비, 글로벌 유통까지 연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향수라는 감각적 매개체를 통해 역사관광의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다만 향기 체험의 상설화와 지역 관광사업자와의 협력 확대, 해외 유통망의 안정적인 구축 등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인천 개항장의 역사적 이야기를 향기로 되살리고 세계 관광시장으로 확장하려는 에프오씨씨의 도전이 지역관광과 K-헤리티지 산업을 연결하는 새로운 성장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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