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산봉우리, 인천 섬 관광에 새로운 방문 이유 만든다

박영복 기자 / 기사승인 : 2026-10-22 14: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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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봉우 대표 “관광지를 소개하는 데서 벗어나, 사람들이 직접 참여하고 다시 찾고 싶은 경험 만들 것”
아웃도어·로컬문화 결합한 체류형 관광모델, 8개 섬 370명 참여·인천 관광 스타트업 데모데이 우수상
▲ 산봉우리 러닝 프로그램 참가자들/사진제공=산봉우리

인천의 섬 관광이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감상하는 관광에서 벗어나 트레킹과 러닝, 백패킹, 웰니스 등 아웃도어 활동에 지역문화와 사람들의 만남을 결합한 체험형 관광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관광 스타트업 산봉우리(SBW)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지역의 관광자원을 새로운 경험 콘텐츠로 재해석하고 있다. 기존 관광지를 단순히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직접 찾아오고 싶어 하는 이유를 만들어 지역관광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 트레킹 코스를 안내하는 조봉우 산봉우리 대표/사진제공=산봉우리

산봉우리를 이끄는 조봉우 대표는 등산과 트레킹을 즐기는 커뮤니티 활동에서 출발해 관광 콘텐츠 기획과 운영, 브랜드 협업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특히 인천의 섬과 지역 소상공인을 연결하는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산업의 새로운 사업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조 대표는 “우리나라에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고유한 문화를 가진 지역이 많지만 젊은 세대가 그곳을 방문해야 할 이유와 계기는 부족하다”며 “지역에 새로운 관광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지역에 새로운 방문 이유를 만드는 것이 산봉우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 산봉우리 트레킹 프로그램 현장/사진제공=산봉우리

아웃도어 커뮤니티에서 출발, 관광의 경험을 바꾸다

산봉우리의 출발점은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함께 등산과 트레킹을 즐기던 커뮤니티였다. 다양한 지역을 방문하면서 자연환경과 문화자원은 풍부하지만 관광객을 끌어들일 만한 참여형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인천은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고 다양한 섬과 해양관광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가 많았다. 조 대표는 이러한 지역에 아웃도어 활동과 사람들의 교류를 결합하면 새로운 관광 수요를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산봉우리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인천 섬에서 운영하는 '솔로아일랜드'다. 섬 여행에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을 결합해 기존에 섬 관광에 관심이 적었던 20~30대도 자연스럽게 참여하도록 기획했다.

▲ 트레킹 코스 설명회/사진제공=산봉우리

조 대표는 “관광객에게 단순히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보다 직접 참여하고 사람들과 교류하는 경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행에서 얻은 긍정적인 기억이 다시 그 지역을 방문하게 하는 동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산봉우리는 트레일러닝과 백패킹, 선셋 요가, 지역 양조장과 연계한 러닝 프로그램 등으로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있다. 참가자 모집부터 현장 운영, 사진·영상 제작과 온라인 홍보까지 연결하는 자체 운영 역량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특히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관광객을 모집하고 참가자들의 후기와 콘텐츠가 자발적으로 확산되도록 하는 방식은 기존 관광상품과 차별화되는 요소다.

▲ 섬 해변에서 진행된 요가 프로그램/사진제공=산봉우리

인천 8개 섬에서 370명 참여, 체험형 관광 성과 확인

산봉우리는 지금까지 다양한 아웃도어 관광 프로그램을 통해 누적 2000명 이상의 참가자를 확보했다. 인천의 8개 섬을 활용한 체류형 관광 프로그램에도 370명 이상이 참여하며 지역관광 콘텐츠의 시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올해 인천 관광스타트업 육성사업에서는 당초 계획했던 3개 프로그램을 현장 협업과 관광 수요 발굴을 통해 6개로 확대했다. 자월도와 신시모도, 덕적도, 강화도 등을 중심으로 웰니스와 러닝, 로컬문화 체험을 결합한 관광상품을 선보였다.

대표적인 사례는 신시모도에서 운영한 '아일랜드 플레이그라운드'다. 당초 24명 규모로 계획했던 프로그램이 약 100명 규모로 확대되면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섬 관광 수요를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 관광 스타트업 개항로인절미와 협업해 먹거리 체험도 결합했다.

▲ 섬 해변 러닝 프로그램 참가자들/사진제공=산봉우리

자월도에서는 아웃도어 브랜드 레이지비와 함께 섬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웰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강화도에서는 금풍양조장과 협력해 전통주와 러닝을 결합한 '막걸RUN', '한잔한코' 등을 선보이며 지역의 고유한 문화를 새로운 관광 경험으로 발전시켰다.

관광객의 연령층도 확대하고 있다. 덕적도에서는 관광 플랫폼 '노는법'과 협업해 50~60대 약 70명을 대상으로 선셋 요가와 줌바, 음악 프로그램 등을 결합한 시니어 웰니스 관광을 진행했다.

조 대표는 “같은 섬이라도 누구와 어떤 활동을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여행 경험이 만들어진다”며 “청년층뿐 아니라 중장년층까지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 인천 섬 관광의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고 밝혔다.

▲ 섬 프로그램에서 꽃게를 들어 보이는 참가자/사진제공=산봉우리

지역 상권과 연결하는 관광, 방문을 실질적인 소비로

산봉우리가 추구하는 관광모델의 또 다른 특징은 지역경제와의 연계다. 관광객이 자연경관을 감상하고 돌아가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숙박시설과 음식점, 소상공인 점포를 이용하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다.

특히 1박 2일 체류형 관광은 지역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소비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섬 주민과 관광객이 직접 교류하는 프로그램은 지역 고유의 문화와 생활방식을 관광자원으로 발전시키는 역할도 한다.

덕적도의 '어부의 식탁'은 이러한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다. 지역에서 잡은 수산물을 셰프와 함께 손질하고 요리하는 참여형 미식 콘텐츠로, 단순한 먹거리 소비를 지역 고유의 관광 경험으로 전환하는 사업모델이다.

▲ 산봉우리 프로그램 홍보 부스의 조봉우 대표/사진제공=산봉우리

강화도에서는 전등사 트레킹과 원도심 상권 방문을 연결하는 프로그램도 기획했다. 자연에서 즐기는 아웃도어 활동이 지역 점포 방문과 실제 소비로 이어지도록 관광 동선을 설계한 것이다.

조 대표는 “관광객이 지역에 찾아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그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소비하면서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산봉우리는 홍콩관광청과 대만관광청을 비롯해 국내 관광기관, 지방자치단체, 아웃도어 브랜드 등과 다양한 협업을 진행해 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의 관광자원을 브랜드와 연결하고 지속적인 관광상품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일회성 행사 넘어 정규 관광상품으로, 3년 성장 전략 구체화

관광 스타트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새로운 콘텐츠의 가능성을 실제 사업 성과로 증명하는 일이었다. 특히 섬 관광은 날씨와 선박 운항, 숙박시설, 교통편 등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아 현장 운영 역량이 중요하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홍보하는 데 필요한 비용과 시간도 초기 기업에는 부담이다. 산봉우리는 인천관광기업지원센터의 창업 지원사업을 통해 관광 콘텐츠를 실험하고 사진·영상 등 홍보 자산을 확보하면서 사업화 기반을 강화했다.

조 대표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실제 관광상품으로 운영하려면 현지 관계자와의 협력과 안정적인 참가자 모집이 필요하다”며 “단기적인 행사 지원을 넘어 관광기업이 개발한 콘텐츠가 정규 상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3년간 산봉우리는 인천을 대표하는 아웃도어·로컬 관광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솔로아일랜드와 섬 백패킹, 트레일러닝, 웰니스 프로그램 등을 계절과 주제에 따라 정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관광상품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 숙박시설, 로컬 브랜드와의 협업도 확대한다. 관광객의 방문이 지역의 실질적인 매출과 경제활동으로 연결되는 상생형 관광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 지난 9월 29일 인천스타트업파크에서 인천광역시와 인천관광공사, 인천관광기업지원센터가 개최한 ‘2026 인천 관광 스타트업 육성 미디어데이 및 데모데이’에서 조봉우 산봉우리 대표가 기업 비전과 사업모델을 소개하고 있다.

아울러 조 대표가 설립한 주식회사 와일드업을 통해 관광 콘텐츠 기획과 행사 운영, 브랜드 협업, 관광 홍보 콘텐츠 제작 등을 전문화하고 인천에서 축적한 경험을 다른 지역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조 대표는 “궁극적으로 만들고 싶은 것은 사람들이 관광지를 찾아가는 이유 자체를 만들어내는 기업”이라며 “인천의 작은 섬에서 시작한 관광 콘텐츠가 대한민국 지역관광을 변화시키는 하나의 모델이 되도록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광역시와 인천관광공사, 인천관광기업지원센터는 지난 9월 29일 인천스타트업파크에서 '2026 인천 관광 스타트업 육성 미디어데이'를 열고 올해 육성 프로그램과 참여기업의 사업모델, 기업 간 협업 성과를 공개했다.

이날 오후 데모데이에서는 투자사 관계자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7개 기업의 투자유치 발표(IR 피칭)를 평가해 우수기업을 선정했으며, 산봉우리의 조봉우 대표가 우수상을 수상했다.

인천의 섬과 자연환경을 새로운 관광 경험으로 전환하고 지역 상권과 연결하는 산봉우리의 도전은 지역관광이 나아갈 방향을 보여준다. 관광객이 찾아오지 않던 지역에 새로운 방문 동기를 만들고, 그 경험을 지속 가능한 관광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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