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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제공=국무조정실 |
정부가 지방주도 성장과 국가창업시대 전환을 앞당기기 위해 첨단산업과 창업 분야의 규제를 대폭 손질한다.
정부는 23일 오후 2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은 규제합리화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대통령과 국무총리, 민간 부위원장 3명, 위원회 위원, 현장 전문가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지방주도 성장과 국가창업시대 전환을 위한 규제합리화 방안을 논의했다. 로봇·반도체·AI 데이터센터 등 메가프로젝트와 자율차·바이오 등 5극3특 핵심 신산업, 창업 분야 전문가들이 현장에서 겪는 규제 애로를 전하고 개선책을 함께 찾았다.
정부는 올해 2월 규제합리화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28년 만에 위원장을 국무총리에서 대통령으로 격상하고 민간위원을 17명에서 33명으로 늘렸다. 지난 4월 15일 열린 1차 회의에서는 규제 구조개혁 방향과 초광역특구 추진방향을 제시했고, 이번 회의에서는 이를 구체화했다.
가장 큰 변화는 초광역특구법 제정이다. 초광역특구는 5극3특 성장엔진 육성과 대규모 기업투자 유치를 위해 최고 수준의 규제특례와 범정부 정책지원을 한꺼번에 제공하는 핵심 거점이다. 그동안 메가특구로 부르던 것을 법정 용어로 바꿨다.
지방정부와 기업이 특구계획을 세워 신청하면 위원회 심의·의결과 국무총리 승인을 거쳐 산업통상부 장관이 특구를 지정한다. 지방정부가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정부가 전폭 지원하는 구조다.
특구에는 단일 법률로는 역대 최대인 320여 개의 메뉴판식 규제특례가 담긴다. 인허가 의제와 환경영향평가 단축, 산업시설 건폐율·용적률 완화, 교수·연구원 휴직·겸임과 외국인 비자, 기업 종사자 주택 특별분양 등 인프라부터 정주여건까지 기업활동을 전방위로 지원한다.
메뉴판에 없는 규제도 기업과 지방정부가 신청하면 일정 기간 효력을 배제하거나 완화하는 수요응답형 규제유예가 적용된다. 규제샌드박스도 심의기간 단축, 실증기간 유연화, 절차 간소화로 한 단계 높인다.
아울러 성장엔진특별보조금 신설, 국민성장펀드, 성장엔진 브랜드 단과대, 조세·부담금·임대료 감면 등 재정·금융·인재·인프라·세제를 묶은 범정부 지원 패키지도 제공한다. 단순한 기업 유치를 넘어 지역에 전략산업 생태계를 뿌리내리게 하겠다는 것이다.
초광역특구법은 지난 20일 발의됐다. 정부는 2027년 상반기 전국 권역에 특구가 지정되도록 시행령 마련과 권역별 지정분야 협의, 특구계획 수립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법 시행 전이라도 분야별 민관 원팀 소통채널을 가동해 기업 현장의 규제 애로를 즉시 발굴·개선한다.
메가프로젝트 분야에서는 로봇 규제부터 손본다. 이동식 산업용 로봇의 울타리 설치 면제 요건을 명확히 하는 가이드라인을 2027년 1분기까지 마련한다. 휴머노이드는 산업부와 노동부가 안전 가이드를 올해 하반기 개발해, 이를 충족하면 울타리 없이 작업할 수 있게 한다.
반도체 산업단지에는 인허가·보상·설계를 동시에 진행하는 패스트트랙을 적용해 조성 기간을 10년 이상에서 5년 이내로 줄인다. 공항·항만에서 먼 지방의 수출입 안전관리 우수 보세공장은 사전 승인 품목을 먼저 운송하고 이동 중에 수출신고를 할 수 있게 된다.
AI 데이터센터는 인허가 일괄처리와 타임아웃제를 도입하고 비수도권의 전력계통영향평가 면제 기준을 검토한다. 전산실과 냉각·전력설비 같은 무인 설비는 주차장 등 시설 규모 산정에서 빼 건축물 규제를 최대 3분의 1 수준으로 완화한다.
또한 GW급 AI 데이터센터 인근에 클러스터를 만들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국산 설루션의 성능을 검증하고 실증할 수 있는 대규모 테스트베드를 조성한다. 대·중소기업이 함께 설루션을 대형화하는 기술개발도 추진한다.
자율차는 무인 운행을 위한 법체계를 정비하고, 충전이나 차고지 이용처럼 예외적인 경우 시범운행지구 밖 운행을 허용한다. 국제기준 도입 전까지는 기업 간 거래에 적용하는 성능인증제를 운영하고, 원격관제와 현장출동을 맡는 자율주행 서비스 사업을 제도화해 2028년 광주 실증도시부터 시범 적용한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배양된 자가면역세포를 활용한 재생의료를 저위험으로 조정해 2~3년 걸리던 임상연구 없이 치료계획 제출만으로 치료할 수 있게 한다. 의료데이터 가명처리 공통기준과 원격 분석환경 기준도 마련한다. AI 활용 의약품 심사 가이드라인을 12월까지 만들고 제네릭·일반의약품의 심사 부담도 덜어 준다.
창업 규제도 정비한다. 대표자의 병역이나 출산으로 불가피한 경영 공백이 생기면 최대 5년 범위에서 창업 지원사업을 받을 수 있도록 중소기업창업법에 특례를 신설한다. 출산을 겪는 여성 청년 창업가와 병역 이행 전 예비창업가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초기 창업기업의 한도제한계좌 해제 기준도 개선한다. 은행별 해제 요구 수준이 같고 예측 가능하도록 공동 가이드라인을 정비하고, 창업지원사업 선정 이력처럼 공신력 있는 기관의 확인을 거친 경우를 해제 요건에 반영한다.
재창업자를 위한 성실경영평가는 전 부처로 넓힌다. 부정적 신용정보 블라인드 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늘리고, 채무불이행 상태에서도 신청 자격을 주는 범위를 중기부 사업에서 전 부처로 확대한다. 공공조달 때 이전 기업의 납품실적도 인정한다.
창업기업이 내야 하는 행정서류는 5021개 중 행정정보 공동이용 서류를 포함한 2756개, 54.9%를 폐지·면제·간소화한다. 사업자 선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서류는 없애고, 제출 시기를 신청 때에서 선정 후로 옮기며, 행정기관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서류는 제출 의무를 면제한다.
예를 들어 농식품부 K-푸드 창업사관학교는 대표자 인적사항 서류를 없앤다. 문체부 글로벌게임허브센터 입주 신청 때 내던 표준재무제표증명, 중소기업확인서 등 6개 서류는 면제되고, 농식품벤처 육성지원 사업계획서는 분량 상한을 둬 50쪽에서 35쪽으로 줄인다.
이번 회의는 업력 산정과 은행 계좌, 서류 작성처럼 창업기업이 일상에서 부딪히는 규제를 첨단산업 규제와 함께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부는 규제합리화위원회 아래 창업벤처규제혁신위원회를 새로 만들고,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규제 스크리닝과 스타트업 공동 규제실증 프로젝트 등을 통해 창업을 가로막는 규제를 계속 발굴·개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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